패치에게 있어서 치트는 개새끼를 비롯해 새끼 앞에 좆같은, 빌어먹을 등등 여러 욕설이 달라붙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온갖 육두문자로 수식하고 표현해도 시원찮을 존재였다.

 

그리고 그 치트는 지금 패치의 결혼 상대였다.

 

이렇게 꾸미니 정말 한층 더 딸기 같슴다~”

 

누가 이거 좀 치우게.”

 

이거라뇨? 신랑님이라는 엄연한 호칭이 있잖습니까. , 따라해보십쇼. ...커헉!”

 

패치는 두 번 말하지 않았다. 발로 차서 치트를 쫓아낸 패치는 지친 얼굴로 의자 등받이에 기댔다.

 

모드를 이용해 고전게임들을 부수던 치트는 종류를 가릴 것 없이 다른 소속 게임들은 물론이고 수호대 본부까지 무너뜨렸다. 그 결과 세계는 멸망까지 갔고 수호대를 비롯해 모든 게임과 사람들을 되살릴 수 있는 복구 시스템 또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멸망한 세계에 원흉들을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건 들개들과 흑기사, 어디인지 모를 곳으로 떠나있던 퍼블리와 전서구, 고향에서 몸을 숨긴 패치와 용사, 데몬이었다.

 

그 난리통 속에서 이들과 만난 패치는 최후의 한 수를 생각하고 그걸 실행에 옮겼다. 그 수가 성공이었는지 실패였는지는 패치도 알 수 없었다. 결과를 알기 전에 죽었기 때문이었다. 패치는 결과를 궁금해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

 

최종적으론 복구 시스템이 작동되어 모두가 되살아났다. 심지어 오래전에 죽은 이들까지도. 크랙의 폭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었던 검은 금요일 땐 작동하지도 않던 시스템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전부 죽어 아예 세계가 굴러가지 못할 지경이 되어서야 작동됐다.

 

여기에서 과연 이 상황과 지금 저 둘이 결혼하는 게 무슨 상관이냐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상관이 있었다. 그것도 매우 크게.

 

애초에 진즉 작동되고도 남았을 복구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던 이유는 크랙과 거기에 비롯해서 태어난 모드의 존재가 시스템이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크고 강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복구한다 한들 저들은 멈추지 않을 거라 판단을 내린 시스템은 복구하려면 저 치명적인 존재들을 삭제하거나 행동불능 상태로 만드는 조건을 내놓았다. 사실상 치트 스스로가 본인이 쥔 힘을 놓아야만 작동이 가능한 셈이었다.

 

결혼 예물입니다~”

 

반지 케이스 대신 취급주의 상자가 패치에게 내밀어졌다. 그 안에 들어있는 건 크랙이었다. 패치는 상자를 받아들이고 그걸 부케와 함께 벌벌 떨며 주례를 서고 있던 전서구에게 넘겼다.

 

전서구가 왜 이런 방사능 폐기물보다 위험한 걸 자기한테 넘기냐고 난리를 쳤지만 패치는 신경도 쓰지 않고 주례책을 가져가 치트에게 휘둘렀다.

 

치트는 쥐고 있던 힘을 포기하고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조건으로 다시 살아난 패치와의 결혼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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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메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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