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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14 [치트패치] NEVER ENDING.4
  2. 2020.08.01 [치트패치] NEVER ENDING.3
  3. 2020.07.21 [치트패치] NEVER ENDING.2
  4. 2020.07.15 [치트패치] NEVER ENDING.1

뜬 눈으로 날을 지샐 줄 알았는데 결국엔 잠들었는지 패치는 멍한 상태로 감은 눈을 떴다. 그리고 곧바로 다리를 휘둘러 찼다.

 

아픔다~”

 

패치는 대꾸하지 않고 한 대 더 찼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게 바로 옆에 서서 멀거니 내려다보는 치트였으니 안 그래도 안 좋은 기분은 짜증까지 더 해져 더욱 나빠졌다. 하지만 치트는 이번엔 순순히 맞지 않고 물러나며 피했다.

 

왜 멋대로 그것도 내가 자고 있는 새에 들어왔지?”

 

에이~ 이제 막 결혼식 끝난 신혼...”

 

치트의 말은 날아온 탁상시계로 인해 더 이어지지 못했다. 침대 아래에 언제 넣어둔 건지 공구상자 하나를 꺼내 열 때쯤에야 방에서 나간 치트와 닫힌 방문을 노려보던 패치는 던진 시계를 주워들었다.

 

시계는 금이 가 망가져 작동하지 않았다. 핸드폰은 이미 배터리가 다 떨어져 전원이 꺼져있었다.

 

이후 꿋꿋이 들러붙으려는 치트를 물리적 수단으로 여러 번 떼어내 홀로 출근에 성공하니 보이는 건 어수선한 광경이었다. 명단을 세보니 출근하지 않은 이들도 꽤 됐다.

 

각 직원들의 전화번호부를 꺼내던 패치는 명단과 함께 내려놨다. 아무리 세상이 복구되고 살아났다 한들 죽음의 충격을 완전히 잊기는 무리였다.

 

게임 자체는 사라진 시스템들과 물자들이 있었으니 맨땅에 헤딩은 아니었다. 문제라고 해봤자 빠진 인원들로 인한 인력부족이었지만 이것도 현재 있는 인원으로 해낼 순 있었다.

 

빠진만큼 갈려나가고 있던 직원들은 바쁜 와중에도 패치를 힐끔 쳐다봤다. 자세한 사항을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복구가 치트와 패치의 결혼과 연관이 있다는 건 다들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모드와 크랙에 관한 얘기를 쏙 빼고 시스템에 관련해서 유일하게 공개된 조건이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런 조건으로 되살아날 수 있었는지 궁금했고 패치는 본인 입으로 얘기를 할 생각이 없었다. 조금씩 여유가 생길 때마다 직원들이 다가왔지만 바로 자리를 떠나는 식으로 대답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표현했다.

 

그럼에도 호기심이란 건 꽤 끈질겨서 어색해 죽겠다는 걸 겨우겨우 참는 게 눈에 보이는 직원 하나가 다가와 꿋꿋하게 그리고 에둘러서 질문을 건넸다. 그에 패치는 무시로 일관했다.

 

그들은 그렇게 호기심도 해소하지 못하고 열심히 일만 하게 됐다.

 

일주일 동안은 정말 바빴기에 집은 잠깐 씻거나 잠만 자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패치는 몸이 피로할지언정 정신적으론 그게 더 나은 터라 개의치 않았다.

 

의외로 치트는 맨 처음을 제외하곤 패치가 자는 새에 들어오지 않았다. 부족한 수면시간을 쪼개가면서 달아놓은 잠금장치의 덕이라기엔 지문은 물론이고 손댄 흔적도 없었다. 혹시나 하면서 카메라를 달아봤지만 치트는 패치가 자고 있을 땐 방문 앞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카메라는 결국 치웠다. 너무 바빠 확인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잠금장치는 그대로 둔 채로 조용한 대치상태를 유지했다.

 

침대에 누운 패치는 그렇게 강경하게 결혼을 조건으로 내세웠으면서 막상 내버려두는 치트에게 의문이 들면서도 짜증이 났다.

 

모두가 살아났는데도 전혀 행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저 수북한 검은 머리통 속엔 뭐가 들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저 머리통 속에 든 생각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 아예 신경을 끄고 싶은데 완벽을 사랑하니 뭐니 하면서 세계를 멸망까지 몰고 간 녀석이었다.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었다.

 

신경 쓰고 싶지도 않은 녀석을 신경 쓰는 건 생각 이상으로 훨씬 스트레스가 컸다. 머리가 아파오는 와중에 또 다시 핸드폰이 울린다. 이번에 새로 만든 업무용 핸드폰에서 온 문자였다.

 

회사가 안정 상태에 들어갔으니 각 부서마다 돌아가며 휴가를 갖는다는 내용이었다. 얼핏 보면 아직 충격에 벗어나지 못한 직원들을 배려하는 모양새였지만 아직 정상운영하기 힘든 게임들을 없애는 거였다. 아마 이 다음엔 명예퇴직이 앞당겨지거나 실적이 낮다는 이유를 대는 식으로 해고의 물결이 일어날 거다.

 

패치는 혀를 차며 핸드폰을 내려놨다. 이제 수호대에 자정작용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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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메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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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멸망했다 다시 복구되어도 일은 해야 했다. 오히려 다시 복구됐으니 평소처럼 일을 해야만 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한 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걸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관련자들을 제외하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전부였다.

 

이는 게임을 찾아오는 주인공들 또한 해당 됐고 한 술 더 떠 그들은 이 게임 속 세상이 멸망했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게임은 굴러가야 했기 때문에 일은 여전히 많았고 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매우 큰 혼란은 검은 금요일 사태 때 사망한 사람들의 자리였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버린 와중에 다시 살아나게 된 이들은 이젠 자신들의 자리를 되찾고 얻어내기 위해 바쁘게 돌아다녔다.

 

최근 가장 큰 이슈는 다시 살아난 매뉴얼이라는 연구원과 수호대 간의 명찰 소유권 소송이었다. 지금 수호대에 있어서 명찰이라는 건 절대 없어선 안 될 필수품이었다. 그러니 이 공방이 치열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매뉴얼은 혹시 모를 이런 사태를 대비해 연구 기록과 기술을 다른 곳에다 백업해두었고 옛날 자료라 오히려 조작이라는 모함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자료를 보관해놓고 있었다.

 

자료들과 증거들이 명백했지만 매뉴얼은 개인이었고 수호대는 기업이자 권력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개인을 상대로 자신의 법무팀을 내세웠지만 매뉴얼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기술 자체는 제작자인 본인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여기에 조금 손을 대서 명찰이 아닌 다른 형태로 마구 찍어내 여기저기 뿌릴 태세를 갖췄다. 기술의 공용화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수호대는 그제야 협상을 시도하려 했지만 매뉴얼은 응하지 않았다. 제대로 엿을 날리고 엿을 먹였다. 이로 인해 혼란이 추가됐다.

 

당장은 아닐지라도 이제 수호대의 위상이 더 이상 예전만큼은 아닐 거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추측되고 얘기되고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 자체도 지금의 패치에게 극적인 영향을 줄 순 없었다.

 

패치는 멍하니 누워있었다. 상당히 오래 누워있었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잠들어있는 것도 아니었다. 감지 않은 눈은 천장만 멀거니 보고 있었다.

 

이런 그의 상태와는 정반대로 머리맡에 놓인 핸드폰은 미친 듯이 울려대고 있었다.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핸드폰이 잠잠해졌다. 몇 번 눈을 깜빡이던 패치는 그제야 비척비척 일어나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전화 알림과 메시지 숫자가 세 자리는 훌쩍 뛰어넘었고 그 덕에 배터리도 거의 간당간당한 상태였다.

 

지문인식으로 해제하자 가장 최근에 온 문자 내용이 떠올랐다. 지금 어디 있냐 대체 무슨 생각이냐 이런 걱정 앞세운 타박이 적혀있지 않을까 했던 예상과는 달리 나타난 건 내일부터 각자의 부서로 정상 출근하라는 수호대 안내 문자였다.

 

헛웃음과 함께 이제껏 온 알림들을 지우려던 순간 문자가 하나 날아왔다.

 

[패치야.]

 

그 즉시 화면을 끄고 내려놓은 패치는 다시 핸드폰을 머리맡으로 던져뒀다. 지금 자신의 표정이 어떨지는 몰라도 결코 좋을 리는 없었다.

 

방금 온 문자 이후로 핸드폰은 잠잠했다. 배터리가 다 된 건가 손만 뻗어 눌러보니 불은 들어왔다. 패치는 제 손을 거두고 그대로 엎드려 누웠다. 그대로 눈을 감고 움직이지 않았다.

 

얼마 뒤에 다시 연락들이 오는지 머리맡에서 알림음이 연속적으로 들려왔다. 패치는 또다시 미동 없이 누워있기만 했다. 차마 전원을 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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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메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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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당연하게도 이 결혼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지막까지 남은 들개들과 흑기사는 물론이고 나중에 상황을 듣고 주례까지 서게 된 전서구, 이미 한 번 죽었던 용검전설 NPC들 전부가 반대했다.

 

그리고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검은 금요일 사태 때 죽었던 이들 중 일부가 치트가 저지른 짓을 알게 된 채로 부활해 이 반대에 함께했다. 그중에서 가장 격렬하게 반대를 외치는 건

 

내가 부활하고 1초 만에 관짝 들어가고 싶은 모습을 보고 싶냐?!! , 그래 이번엔 관짝에 넣을 몸뚱아리도 있겠다, 얼른 들어가라고 시위하는 거지 지금!! ?!!!”

 

부활한 지 1초는 진즉에 넘겼지만 구태여 그걸 입 밖으로 꺼낼 상황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눈치는 존재했고 길러졌던 컨티뉴였다. 옆에서 얌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괜히 입 한 번 잘못 열었다가 사파로 시작해 사파로 끝나는 분노의 외침이 자기한테 왔던 게 불과 30분 전이었다.

 

이쯤에서 당사자인 패치의 입장은 어떠한가. 사실 패치는 이들보다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덜하지 않았다.

 

조금 얼떨떨한 느낌으로 다시 눈을 떴을 때 맨 처음 보인 치트의 얼굴에 분노가 올라왔던 패치였지만 그의 뒤로 복구된 게임들과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사람들, 그 중 낯이 익은 이들이 있어 상황파악을 위해 꾹 참았다.

 

워낙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그 때 치트의 표정은 정확하게 표현할 순 없었지만 확실한 건 웃고 있었다. 뒤에 비친 햇빛의 역광 때문에 잘 안 보였던 것도 한 몫 했지만 주변을 얼추 둘러보고 다시 눈을 마주하자 치트가 꺼낸 말이 매우 컸다.

 

결혼해주십쇼.”

 

두 번은 안 참았다.

 

그 뒤엔 당연하게도 육체적으로는 주먹과 발차기, 언어적으로는 미친소리에서 무슨 속셈인가까지 오만가지의 분노와 의심과 혐오가 가득한 말들이 날아왔지만 치트는 속 모를 웃음을 지으며 의뭉스런 태도로 결혼해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둘은 결혼했다. 결혼 예물은 크랙에, 하객들은 방탄 유리 너머에 서서 온갖 걸로 유리를 두드려대고 주례책으로 상대를 후려치는 엉망진창인 결혼식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패치가 들을 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 녀석과 결혼한 거냐는 타박과 걱정 섞인 말들이었다. 당장 결혼 취소하라며 들들 볶이는 건 예정된 미래였다.

 

패치는 강제성도 없는데 다시 살아난 그들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이 정신없는 상황에서 걱정과 잔소리에 시달릴 인내심은 이제 남아있지 않았다.

 

당연히 이 정상적이지 않은 결혼식에 정상적인 뒤풀이는 없었다. 형식적인 식이 끝나자마자 패치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 옷을 갈아입고 식장을 나갔다. 뒤에서 패치를 부르는 목소리가 여럿 들려왔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택시를 잡아 주소를 불렀다.

 

이제 오십니까~?”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패치는 표정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분명 자신이 먼저 나오지 않았었나? 심지어 택시까지 타고 왔는데?

 

원래 패치는 혼인신고서만 작성할 생각이었다. 결혼식도 생각한 적 없었다. 하지만 치트가 주장하는 결혼은 달랐다.

 

이 집은 신혼부부가 따로 사는 게 말이 되냐며 장장 6시간 동안의 징징거림에 시달린 결과물이었다. 그 때를 다시 떠올리니 아득해진 패치는 앞에 선 치트를 무시하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표정이 구겨졌다.

 

“...이게 뭔가?”

 

온 사방이 딸기였다. 빨간 색상의 쇼파 위엔 딸기 쿠션이 있었고 가구의 색과 사소한 장식들 마저 빨간색에 딸기 모양이었다. 집 고를 때만 해도 여느 집과 다름없었던 집이 온통 딸기로 도배되어있었다.

 

이 방이 저희가 앞으로 함께 잠잘 방입니다~”

 

집 중의 큰 방인 방문을 열며 치트가 그렇게 말했다. 패치는 보지도 않고 다른 작은 방문을 열었다. 결혼식을 치른 첫날부터 각방의 선언이 떨어졌다.

 

치트는 밤새 방문을 두드려댔지만 절대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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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에게 있어서 치트는 개새끼를 비롯해 새끼 앞에 좆같은, 빌어먹을 등등 여러 욕설이 달라붙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온갖 육두문자로 수식하고 표현해도 시원찮을 존재였다.

 

그리고 그 치트는 지금 패치의 결혼 상대였다.

 

이렇게 꾸미니 정말 한층 더 딸기 같슴다~”

 

누가 이거 좀 치우게.”

 

이거라뇨? 신랑님이라는 엄연한 호칭이 있잖습니까. , 따라해보십쇼. ...커헉!”

 

패치는 두 번 말하지 않았다. 발로 차서 치트를 쫓아낸 패치는 지친 얼굴로 의자 등받이에 기댔다.

 

모드를 이용해 고전게임들을 부수던 치트는 종류를 가릴 것 없이 다른 소속 게임들은 물론이고 수호대 본부까지 무너뜨렸다. 그 결과 세계는 멸망까지 갔고 수호대를 비롯해 모든 게임과 사람들을 되살릴 수 있는 복구 시스템 또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멸망한 세계에 원흉들을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건 들개들과 흑기사, 어디인지 모를 곳으로 떠나있던 퍼블리와 전서구, 고향에서 몸을 숨긴 패치와 용사, 데몬이었다.

 

그 난리통 속에서 이들과 만난 패치는 최후의 한 수를 생각하고 그걸 실행에 옮겼다. 그 수가 성공이었는지 실패였는지는 패치도 알 수 없었다. 결과를 알기 전에 죽었기 때문이었다. 패치는 결과를 궁금해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

 

최종적으론 복구 시스템이 작동되어 모두가 되살아났다. 심지어 오래전에 죽은 이들까지도. 크랙의 폭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었던 검은 금요일 땐 작동하지도 않던 시스템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전부 죽어 아예 세계가 굴러가지 못할 지경이 되어서야 작동됐다.

 

여기에서 과연 이 상황과 지금 저 둘이 결혼하는 게 무슨 상관이냐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상관이 있었다. 그것도 매우 크게.

 

애초에 진즉 작동되고도 남았을 복구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던 이유는 크랙과 거기에 비롯해서 태어난 모드의 존재가 시스템이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크고 강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복구한다 한들 저들은 멈추지 않을 거라 판단을 내린 시스템은 복구하려면 저 치명적인 존재들을 삭제하거나 행동불능 상태로 만드는 조건을 내놓았다. 사실상 치트 스스로가 본인이 쥔 힘을 놓아야만 작동이 가능한 셈이었다.

 

결혼 예물입니다~”

 

반지 케이스 대신 취급주의 상자가 패치에게 내밀어졌다. 그 안에 들어있는 건 크랙이었다. 패치는 상자를 받아들이고 그걸 부케와 함께 벌벌 떨며 주례를 서고 있던 전서구에게 넘겼다.

 

전서구가 왜 이런 방사능 폐기물보다 위험한 걸 자기한테 넘기냐고 난리를 쳤지만 패치는 신경도 쓰지 않고 주례책을 가져가 치트에게 휘둘렀다.

 

치트는 쥐고 있던 힘을 포기하고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조건으로 다시 살아난 패치와의 결혼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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